그동안 너무 바빴다. 이제서야 "4월"의 작업을 마무리 했다. 마음에 쏙드는 마무리는 아니지만 더 이상 질질 끌것은 아닌것 같아 여기서 정리했다. 아래 memo에 적었듯이 원래 4월 작업은 두개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하나는 너무 오래 놔둬서 영 무슨 감으로 적어놨는지 모르겠더라~. 잠이와서 일단 여기 까지만 쓰고 나중에......
헉! 감이 멀어져 버렸다. 감성적으로, 현실적으로 복잡하고 미묘했던 사월의 감상이 정신없이 지나간 오월 덕에 철지난 과일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 놓여 새로운 감상과 현실적 일과들이 지나간 시간을 되새겨 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몇개의 스크립트와 스케치한 파트를 다시 여러번 뒤척여 보는데, 영 그때 든 그 느낌을 찿을 수가 없다. 그래도 한개는 이럭저럭 잔향을 가지고 있어 남아있는 느낌을 정리 하는데, 분위기가 안 뜬다. 즐거움 보다 힘든일이 뒤끝이 길다는 생각이다. 빨리 안하면 이것도 날아가 버리고 말거다. 참, 감상이라는 게 휘발성 강한 사치품 같아서! 바로 곡을 못 붙여서, 블로그에 남긴 4월 감상이다. "4월은 잔인한 달" 그렇게들 말하곤 한다. 불어오는 따뜻함과 눈꺼풀 사이로 들이치는 햇살에 겨울의 흔적이 사라지고 잠이깬다. 더 이상 취한듯 멍하게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머리를 흔들고 나면, 현실이 바로 앞에 더 가깝게 있음을 안다. 그리고, 더 냉정한 답을 요구한다. 언제나 답을 내놓는 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라서...... 그래서 잔인하다. 그러나 절망은 간절한 희망 만큼이나 희귀한 것이기에 이 잔인함이 가져온 상처는 아프지만 나을 거라는 생각에 또 치유된다. 4월이 되어 깨어보니, 바쁘다는걸 느끼고, 바쁘다 보니, 잊게되고, 그러다보니 다시할 수 있을 것 같게 된다. 도무지 일이라는 것이 하나씩 순서대로 오는 적이 없다. 봄을 맞은 나무와 풀들이 동시에 한꺼번에 푸르름을 보이며 살아 있음을 과시하는 것 처럼 자연의 한 부분인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모든일은 한꺼번에 그렇게 시작된다. 자연이 스스로 치유하고 조절하듯 어쩌면 받았을 겨울이 지나가며 남긴 상처는 자연히 치유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의 질서 바깥의 "인간" 이라 불려지는 것에서 받은 상처는 자연히 치유되지 않을것 같다. 차갑고, 딱딱한 차가운 겨울의 기운이 여전한 중에 3월이 되면서 슬그머니 끼어든 차지않은 바람에, 선잠을 깬 느낌으로 몽롱함에 취하여 멍한 머리속의 혼미함에서도 비틀거리면서그래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마약같은 봄의 색깔, 내음 그리고 옷속을 파고들어 소름을 끼치게 하는 그 의미심장한 바람에 마취가되어서. 그래서 삼월이 마취(March)라 불리는 지는 믿을 바는 아니지만. 겨우내 그렇게 얼었던, 그리고 붙었던 모든것이 깨어지며, 떨어지며, 녹아내리기 시작하면서, 겨울에 잠자며 조용히 만들어 세웠던 계획이 현실과 부딪혀 갖게된 2월 상처의 아픔은 따뜻해지면서 생긴 3월의 마취효과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 '꿈'이라고 착각하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3월은 다음으로 넘어가게 한다. 2012-03은 그런 느낌을 담은 것이다. 3월 초순에 곡의 기본은 다 되었는데, 그것도 아주 빨리..... 이렇게 정리하는데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렸다. 연주해서 녹음한 것을 편곡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이상스러운 기분이 있었다. 이상한 느낌, 박자의 부조응 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곡을 만들면서 한 연주녹음이 중간에 변박자를 포함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냥, 늘 하던식으로 그럴거란 생각 때문에..... 이럴거라는 습관적인 단정이 본능과 충동에 충실한 본연의 표현을 왜곡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 전화기 장비에는 변박자 옵션이 없어서 결국은 단일 박자로 억지로 꾸겨 바꿔놓았다. 연말쯤 제데로 된 녹음을 할 때는 원래대로 한번 해 볼것이다. (단, 지금 이 느낌이 그때까지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예고
마취가 깨는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다시한번 2월의 상처는 '이것이 현실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며, 마음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간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 전에 마취가 풀리는 고통은 아주 짜증스레 아프지 아니한가. 2월...... 계획과 기대는 현실이라는 복합적이면서 실체적인 세상과 만나게 된다. 기대와 바램 그리고 부푼마음의 설계는 현실적 수정을 거치는 작업을 격는다. 가차없이, 대충이란 것없이, 여지없이 떨어져 나가고 때론 부서진다. 남아있는 것의 몰골을 추스려 바라보는 마음은 안스럽기 그지없다. 이렇게 안타깝고 불쌍하게 생긴, 기대의 2012년 이었던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한해 두해 그러다보니, 여러해 이렇게 두드려 맞고 쪼개어진 한해의 계획들을 들쳐안고 지나온 시간에 익숙해져 그러려니 하다가도 문득, 이제껏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 사라져 버린 것들을 생각하면 현실의 실체에 대해 왠지모를 불쾌감에 분노가 생길것 같은 마음에 괴롭다. 떨어져 나간 조각 그것들은 바로 나다. (그래서 보여지는 지금의 나는 그런것들이 모두제거된 그래도 현실에 어느정도는 적합게게 꾸며진 그런 나 이다.) 그러기에 남아있는 나의 모습은 내가 바라보았던, 그런 가련하고, 안타까운 모습일 듯 하다. 어김없이 다가온 2012년의 2월이다. 여느 해와 다름없이 똑같은 모습의 현실의 2월이다. 마약과도 같은 3월의 봄기운을 담은 훈풍은 짧은 2월의 괴로움을 마취시키는데 언제나 모자람이 없어 또 2월의 모습은 그렇게 잊혀져 갈것이다 잠시, 적어도 다시 새로운 2월이 오기 전까지는...... (그래서 페북에다 그렇게 써 갈겼는지......) 2012년이 시작 되었다.
시작부터 목발을 짚고 시작했던 2011년과 다른 아주 다른 새해의 시작이다. 항상 그렇지만 새로운 해가 시작될때는 설레이는 기대와 계획으로 가득하다. 2012년도 역시 다르지 않다. 처음 맏게된 전례도 그렇고, 이제껏 음향의 소비자 입장에서 생성하는 입장으로 바뀌어 하게된 첫 시도도 그렇고, 새로운 영역의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많이 흥분되게 만든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런 감정의 고조에 이면에는 걱정스러움이 도사리고 있고, 시간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가 등등의 말하기 힘든 점들이 있다.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한 주변의 협조와 격려가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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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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